조회 수 156 추천 수 0 댓글 0
Extra Form
강 론 이정근 요한 신부

말보다는 행동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이 속담은 사람의 속마음을 알기 어렵다는 말입니다. 대화를 할 때 두루뭉실하게 말하거나 자신의 마음과는 반대의 말을 하게 되면 말을 통해 상대방의 마음을 정확히 알아차리기 힘듭니다. 이럴 때 말보다는 상대방의 표정이나 몸짓을 통해 그 사람의 진심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행동을 연구하는 행동심리학에서 몸은 자신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반응하기에 어쩌면 말보다 더 정확하게 진심을 알려준다고 합니다. 그러기에 말보다는 상대방의 표정이나 행동을 통해 그 사람의 진심을 알 수 있습니다.

 
오늘은 하느님의 자비 주일입니다. 전례를 통해 하느님은 우리 인간을 사랑하고 가엽게 여기신다는 사실을 다시 기억하게 됩니다.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자비로우신 하느님」(Dives in Misericordia)이란 회칙에서 이 세상에 하느님 자비를 찾을 수 없기에 하느님의 자비를 선포하고 증언해야 한다고 촉구하셨습니다. 그러면서 교회 본연의 삶을 이렇게 말합니다. 


“교회는 자비를 고백하고 선포할 때에 본연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자비가 창조주와 구세주의 가장 놀라운 속성이기 때문입니다. 교회는 사람들을 구세주의 자비의 샘에 가까이 가게 만들 때에 본연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또 “교회는 말과 행동으로 자비를 전하여 사람들의 마음속에 파고 들어가 그들이 다시 하느님 아버지께로 돌아가는 길을 찾아 나서도록 하여야 합니다.” 


이렇게 사랑의 명령에 따라 자비를 선포해야 하며, 자비를 선포하는 것이 교회 본연의 삶을 사는 것이며, 이러한 삶을 통해 사람들을 다시 하느님께 돌아오도록 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러한 내용을 모르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행동하는 것입니다. 실천하는 것입니다. 앞서 행동심리학에서 말하는 바와 같이 ‘하느님은 자비하신 분입니다’하고 세상에 아무리 외쳐도 교회의 일원인 우리가 자비를 전하는 삶을 살지 않는다면 세상은 우리의 진심을 알지 못할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말은 좋은데 진심이 아닌 것 같다’고 말할지도 모릅니다. 


그러기에 교회가 있는 곳, 다시 말해 우리 신앙인들이 있는 곳에선 하느님의 자비가 드러나야 합니다. 내가 체험했던 하느님의 자비를 전해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말만 할 것이 아니라 내 삶으로 하느님의 자비를 알려주어야 합니다. 


오늘 하느님의 자비에 의탁하며, 말이 아니라 삶으로 그분의 자비를 세상에 전해야 할 것을 다시 한 번 기억하며, 실천하는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다.

 

 


  1. 5월 7일 부활 제5주일·생명 주일 강론

    “매일의 삶이 부활 축제처럼…” 찬미 예수님! 교회는 부활 대축일부터 50일간의 부활 기간을 지내고 있습니다. 부활의 기쁨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계십니까? 부활하신 주님께서 주시는 평화와 축복이 우리를 묶고 있는 사슬을 벗어버리고 새 삶을 살게 하는 ...
    Date2023.05.04 Views168 file
    Read More
  2. 4월 30일 부활 제4주일·성소 주일 강론

    거룩한 부르심 세상에는 수많은 소리가 있습니다. 우리 귀가 알아들을 수 있는 소리가 있고, 거의 들리지 않는 미세한 소리도 있습니다. 영혼을 맑게 하는 소리가 있는가 하면, 어둡고 불안하게 만드는 소리도 있습니다. 고요한 자연의 소리에 화내는 사람 없...
    Date2023.04.27 Views137 file
    Read More
  3. 4월 23일 부활 제3주일 강론

    “여러분도 엠마오로 여행을 떠나보세요!” 우리는 살아가면서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어려운 문제가 생기면 자연스럽게 평화롭고 행복했던 지난날을 생각하면서 다시 그때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걱정이 너무 많이 쌓이게 되면 아무 걱정거리...
    Date2023.04.20 Views114 file
    Read More
  4. 4월 16일 부활 제2주일 곧, 하느님의 자비 주일 강론

    말보다는 행동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이 속담은 사람의 속마음을 알기 어렵다는 말입니다. 대화를 할 때 두루뭉실하게 말하거나 자신의 마음과는 반대의 말을 하게 되면 말을 통해 상대방의 마음을 정확히 알아차...
    Date2023.04.13 Views156 file
    Read More
  5. 4월 2일 주님 수난 성지 주일 강론

    내가 믿는 예수님? 내가 믿지 않는 예수님? 사람들은 열렬하게 예수님을 환영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자기들의 겉옷을 벗어 땅에 깔았고, 어떤 사람들은 나뭇가지를 꺾어 흔들며 길에도 깔았습니다. 그렇게 ‘호산나’를 외치고 환호하며 예수님을 맞이하였습니...
    Date2023.03.30 Views150 file
    Read More
  6. 3월 26일 사순 제5주일 강론

    “라자로야, 이리 나와라” 여러분은 ‘죽음’하면 무엇을 떠올리십니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죽음’하면 부자유스러움과 속박을 떠올리게 됩니다. 죽음을 맞은 분들이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의 손에 의해 묶이고 관속에 갇혀 땅에 묻히는 것을...
    Date2023.03.24 Views136 file
    Read More
  7. 3월 19일 사순 제4주일 강론

    당달봉사 “겉으로는 멀쩡하게 눈을 뜨고 있지만 실제로는 앞을 볼 수 없는 눈.” 오늘 복음에는 태생 소경, 즉 태어나면서부터 시력장애를 가진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과학자들에 의하면 눈이 보이지 않으면 신체기관의 약 80%가 마비된 것과 같다고 ...
    Date2023.03.16 Views123 file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 26 Next
/ 26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