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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론 윤종두 요한 신부

모든 것을 포기하고자 하는 ‘N포시대’에 ‘희망’을…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요즘은 신조어가 판을 치는 세상입니다. 그중에 웃어넘기지 못할 우리의 현실을 드러내는 신조어들에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3포(연애, 결혼, 출산 포기), 5포(3포+내 집 마련, 인간관계 포기), 7포(5포+꿈, 희망 포기), N포(포기한 게 너무 많아 셀 수가 없다는 뜻)가 바로 그것입니다. 세상은 발전하는데 세상을 다스리는 인간은 절망 속으로 점점 빨려 들어가는 듯합니다. 세상의 많은 곳에서 전쟁으로 무고한 생명이 소멸하고, 경제적 어려움으로 삶을 포기하며, 불신 가득한 공간에서 서로를 미워하고 증오하는 현상들이 널려져 있습니다.


이런 세상에, 오늘 우리가 마주하는 예수님의 승천 사건은 세상을 향해 하느님께서 주시는 ‘희망’이라는 선물입니다.


세상으로부터의 온전한 배척과 비난으로 십자가에 목숨을 잃어야 했던 예수님은 그분을 따랐던 모든 제자들과 사람들에게 절망을 안겨주었습니다. 부활의 사건이 ‘죽음’을 이겼다고는 하지만, 다시 살아 고난을 겪어야 한다면 얼마나 괴로운 일이겠습니까? 예수의 부활을 보았지만, 여전히 유대인들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다락방에 문을 걸어 잠그고 노심초사하였던 제자들의 모습은 여전히 희망보다는 절망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부활 이후 승천한 사건이야말로 두려움을 없앨 수 있는 희망의 메시지입니다.


다락방에 숨어 지내며 절망스러운 시간을 보냈었던 제자들처럼, 세상의 무게에 모든 걸 포기하고 살아야한다고 외치며, 절망의 시간을 살아가는 우리 세대에게, 성부 하느님의 오른편에 앉으신 주님 승천 사건은, 제자들을 기쁨에 넘치게 하였듯이, 지금 우리의 삶도 충분히 기뻐할 수 있는 ‘희망’으로 채워주시는 성자 그리스도의 축복이며 은총입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절망이라는 ‘끝’은 희망이라는 ‘새로운 시작’이라는 것을 잊지 않으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우리가 들은 마르코 복음의 마지막은 예수님의 공생활의 끝자락임과 동시에 교회의 시작임을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성부 하느님의 오른편에 앉아계신 성자 하느님께서는 죄 많은 우리 인류를 포기하지 않으시고, 우리 모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오기를 희망하고 계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저 멀리 천국에서만 희망하고 계시지 않으십니다. 오늘 우리 모두가 함께 드리는 미사를 통하여 여전히 우리 곁에 현존하시며, 우리의 무거운 걸음을 응원하며 함께 걸어가고 계십니다. 


N포시대에 살고 있지만, 주님의 축복 속에, 포기하지 않고 하느님 나라에서 행복한 삶을 희망하며 힘차게 걸어가는 한 주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성부 오른편에 앉으시어 우리 모두를 당신 곁으로 초대하고 계시는 예수님은 우리의 영원한 희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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