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뜨락
2023.04.06 10:37

매일매일 부활의 기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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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윤식 에밀리오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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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께서 성체성사를 세우신 최후의 만찬은 마지막이 아닌 부활의 영광을 알리는 식사 자리였다. “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먹어라.”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예수님은 이 만찬을 끝으로 피눈물 나는 기도와 십자가의 고통을 당하시고는 돌아가셔야만 했다. 그래야만 부활의 선물을 우리에게 안길 수 있기에. 따라서 그분의 부활을 믿는 우리는 미사 중 성체를 모시고, 예수님의 죽음을 전하며 부활을 선포한다.


예수님 부활 확인은 주간 첫날 이른 아침, 무덤의 돌이 치워진 모습에서 시작된다. 돌무덤의 입구가 봉해지고 열린 것만은 확실한데도, 언제 어떻게 치워진 것인지는 복음 어디에도 그 정황이 없다. 지금이야 CCTV로 보거나, 여러 매체가 실시간 중계를 할 만한 역사적 사건인데도 말이다. 다만 몇 사람이 무덤 안을 확인하고는, 부활의 근거로 그 현장을 리얼하게 소개한다.


첫째는 돌무덤이 비었다는 거다. 둘째는 아마포가 놓여 있는 모습이다. 그 생김새는 예수님 몸만 고스란히 빠져나간 긴 통 모양으로 놓여있었을 게다. 정확하게는 시신을 감싼 최초 아마포 원형의 그 모습은 대체로 유지한 채, 무게로 일정 부분 아래로 처져 가라앉은 상태였을 것이다. 셋째는 예수님 얼굴을 감쌌던 수건이 아마포와 함께 놓여 있지 않고, 따로 한곳에 개켜있는 모습이다. 이는 누구도 시신을 손댄 게 아닌 것을 입증해 주는 모습이라 여겨진다. 사실 예수님의 탄생과 죽음, 승천에는 뚜렷한 목격자가 있었다. 하나같이 생방송 하다시피 했다. 다만 이 부활에는 사진마저 하나 없는 상황 종료 후의 현장 스케치, 그 후 제자들 증언뿐이다.


이렇게 예수님께서는 40일간 제자들에게 수차 나타나시어 당신 부활을 각인시키셨다. 그때마다 그들은 도깨비에게 홀린 듯 모두가 혼 나간 모습으로 넋마저 잃었으리라. 아무튼 복음마다 예수님 부활 후의 행적이 다 달라 다양한 묵상을 자아낸다. 위험한 의심도 싱거운 논쟁도 좀 있었다. 다 같다면야 부활이 이처럼 신비로 드러나지 않을 수도. 그렇지만 그분의 부활 증언 목격담이 다 다를지라도 그건 진리이고, 제자들과 목격자들에게는 신비였기에 영원히 성경 속으로 스며들어 녹았다. 그리하여 이 신비로 기독교가 부활 신앙으로 자리 잡았다고 여겨진다.


하느님의 자녀인 우리는 부활의 기쁨을 간직한 믿음의 신앙인이다. 부활의 신비, 그건 예수님만이 누리는 전유물이 아니다. 그분을 믿기만 하면 누구나 누릴 아름다운 축복이다. 사실 우리는 매일 매 순간 부활의 삶을 살고 있지 않은가! 우리는 이 순간순간에 우리에게 주어진 하느님의 선물인 부활에 감사를 드려야겠다. 이 부활이 신앙의 핵심이고 우리가 가질 그분 구원 계획에 대한 확신이다. 지금의 이 시각에도 이웃을 열심히 사랑하고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아들이자 메시아임을 고백하기만 하면, 부활은 여전히 주어지는 하느님의 선물이다. 그래서 우리는 미사 중 성체를 모실 때만이라도 자신의 부활에 감사의 기도를 드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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