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담화

1991년 부활 대축일 담화문-“여러분은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 났으니 천상의 것들을 추구하십시오”

posted Jun 11,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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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부활 대축일 담화문


“여러분은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 났으니

천상의 것들을 추구하십시오”

(골로 3,1)

친애하는 교형자매 여러분!
1. 만물이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 소생하는 봄에 기쁜 부활 축일을 맞이 하였습니다. 예수님을 믿는 그리스도 신자들에게 있어서 예수 부활 대축일은 일년중 가장 기쁜 날입니다. 그래서 자모이신 성교회는 “이 날이 주께서 마련하신 날, 이 날을 기뻐하자, 춤들을 추자!”(시편 117,24)하며 신자들에게 기쁘게 지낼 것을 권유하고 있습니다. 이 기쁜 날을 맞이하여 먼저 여러분의 가정과 본당에 부활하신 예수님의 사랑과 축복이 충만하기를 기도드립니다. 그리고 우리 한국 사회도 주님의 축복으로 지난 날의 많은 부조리와 부정부폐 등을 떨쳐버리고 정의롭고 평화스러운 사회로 발전하기를 기원합니다.
2. 예수님은 십자가 위에서 비참하게 돌아가셨지만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부활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이 죽으심과 부활하심은 오로지 인류 구원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즉, 우리는 예수님의 이 빠스카(과월<過越>=죽음→부활)로 인하여 원죄로 말미암아 잃었던 하느님의 생명을 도로 찾아 얻게 된 것입니다.
예수님의 부활 축일을 기뻐하면서, 우리는 오늘 당신 십자가와 부활로 우리를 구원해주신 예수님께 대한 깊은 감사의 정을 불러 일으켜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이 빠스카가 우리 자신의 빠스카로 실현될 수 있도록 우리의 믿음과 생활을 새로이 해 나갈 것을 다짐해야 하겠습니다.
3. 우리는 그리스도의 빠스카에 참여함으로써 죄의 질곡에서 벗어나 은총의 새 사람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이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새 사람이 되었으니 새 생활을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새 사람은 새 마음으로 새 것을 추구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사도 바오로는 오늘 독서에서 그리스도 신자들의 새로운 삶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권고하고 계십니다. “여러분은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났으니 천상의 것들을 추구하십시오... 여러분은 지상에 있는 것들에 마음을 두지 말고 천상에 있는 것들에 마음을 두십시오. 여러분이 이 세상에서는 이미 죽었기 때문입니다”(골로 3,1-3).
4. 친애하는 교형 자매 여러분! 그리스도의 빠스카의 은총으로 새 사람이 된 우리들은 과연 사도 바오로의 이 말씀대로 살아가고 있습니까? 오늘 우리는 이 물음에 대하여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물질문명이 극도로 발달된 현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 중 많은 사람들이 ‘천상의 것’은 잊어버리고 ‘지상의 것’에만 마음이 팔려 살아 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재물에 대한 탐욕과 거기에 따르는 허영과 과소비 풍조의 만연, 찰나적 쾌락에 탐닉한 부도덕한 생활 풍습, 정도와 한계를 벗어난 권력에 대한 욕망 등은 모두가 현세 지상주의와 물질 만능주의의 결과이며, ‘지상의 것’에만 집착한 현대인들의 생활 태도에서 기인된 것들입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리 그리스도 신자들은 ‘천상의 것’을 추구하는 종말신앙(終末信仰)을 더욱 굳건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세적 복락만을 추구하는 기복신앙(祈福信仰)은 순수한 그리스도교 신앙이 아닙니다. 현세적 부위영화도, 본질적으로는 선한 것이지만 그것들은 어디까지나 종말적 복락과 천상적 가치에 종속되는 것으로써 추구되어야 한다는 것이 그리스도교적 가치관입니다. 우리는 항상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를 찾아라. 그러면 이 모든 것(현세적 모든 것)도 곁들여 받게 될 것이다”(루가 12,31)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 현세를 사는 지혜와 믿음을 새로이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5. 저는 그리스도 신자들의 이러한 새 생활이 현대인들의 그릇된 생활태도를 변화시키는 촉매제(觸媒劑)역할을 해주기를 바랍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지금 우리 사회는 극도의 물질 만능주의와 현세 지상주의에 빠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 신자들이 투철한 종말 신앙에 뿌리를 박고 참다운 가치관에 입각한 생활을 해 나갈 때에 우리 사회는 차차 정화되고 복음화되어 갈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그리스도 신자들의 증거의 삶이요, 부활의 메시지를 생활하는 것입니다.
6. 친애하는 교형 자매 여러분!
교구 설정 25주년을 기념하는 우리 교구 공동체는, 특별히 금년에 참다운 교회 공동체 형성을 목표로 삼고 쇄신과 발전의 노력을 기울이며, 하느님 나라 건설에 이바지 할 것을 다짐하고 있습니다. ‘진리 위해 몸 바치자!’라는 기념 표어는 그러한 우리의 결의를 잘 표현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하느님은 진리 자체이시고, 진리는 참다운 가치이며, ‘천상의 것’의 으뜸가는 가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산교구 10만 신자들이 한 사람도 빠짐없이 하느님 나라 건설의 대행진에 참여해 주시 것을 부탁드립니다.
“이 날이 주께서 마련하신 날, 이 날을 기뻐하자, 춤을 추자”(시편 117,24). 다시 한번 주님의 이 기쁜 축일에 하느님의 은총을 기원하고 만강의 축복을 보냅니다.


1991년 예수부활대축일에
천주교 마산교구
교구장 박정일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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