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45 추천 수 0 댓글 0
Extra Form
강 론 주경환 십자가의 요한 신부

내려놓음으로부터 시작

 

“사람은 고쳐서 쓰는 것 아니다”, “사람은 죽을 때까지 변하지 않는다”라는 표현을 들어보신 적이 있으실 겁니다. 그렇다면 말에 따라 사람은 정말로 변하지 않는 존재이겠습니까?


사람은 변화될 수 있습니다. 신앙 안에서는 더욱 그러합니다. 하느님 안에서 하느님을 통하여 내 존재의 변화를 이룰 때, 전인적 변화를 이룰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조건이 있습니다. 하느님 앞에 나를 내려놓는 것입니다. 하느님 앞에 내 잘못을 올바로 직시하고 내려놓을 수 있을 때, 내가 죄인임을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변화가 시작됩니다.


오늘 기적사화의 내용에서 예수님의 제자로 대표되는 베드로의 모습에서 변화를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는 말씀에 베드로는 의구심을 가집니다. 자신의 경험으로는 이미 실패를 맛보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베드로는 이내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그 말씀을 실행합니다. 그 결과 베드로는 그물이 찢어질 만큼의 고기를 잡게 됩니다. 이후 베드로는 자신이 죄인임을 깨닫게 됩니다. 모든 것이 주님 앞에 벌거벗겨진 그는 드러난 자신의 두려움에 떠나 주십사 청합니다.


주님께서는 두려움 속에 당신을 사랑하는 베드로의 마음을 알아보셨습니다. 그러기에 예수님께서는 베드로를 떠나시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시몬에서 베드로라 이름이 바뀌었듯, 그에게 새로운 삶과 사명을 부여하십니다. 


베드로의 이러한 모습은 큰 의미를 가집니다. 구약의 시절 하느님은 예언자를 통해서 만날 수 있었던 분이셨습니다. 하지만 이제 예수님으로 하여금 하느님을 직접 뵙고, 제자들을 통해 그분의 말씀의 선포로 듣고, 행동하며 살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사명이 베드로를 통해 우리에게까지 이어지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베드로가 보여주었듯, 주님을 살아가는 삶, 그 시작은 바로 하느님 앞에 자신이 죄인임을 깨닫는 것입니다. 그다음은 고백입니다. 가벼운 말로 나를 가리는 것이 아니라, 베드로와 같이 진정으로 자신이 죄인임을 느끼는 구체적이며 진솔한 고백이 하느님 앞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러한 모습들이 시작될 때, 하느님을 향한 우리의 변화는 시작됩니다. 동시에 우리를 위해 돌아가신 주님의 구원이 우리에게 이루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나는 하느님 앞에 어떠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까? 하느님께 온전히 나를 내려놓고 있으십니까?


이제 나를 가리는 두려움에서 벗어나, 주님의 사람으로 변화되는 삶을 주님의 말씀과 실천으로 살아내는 시간 되어봅시다.

 

 


  1. 2024년 1월 14일 연중 제2주일 강론

    그분을 만남- 우리의 변화 오늘 복음은 어떻게 세례자 요한의 두 제자들이 예수님을 처음 만났는가를 전하고 있습니다. 한 사람은 베드로의 동생 안드레아이고 다른 한 사람은 오늘 복음서의 저자인 요한입니다. 요한은 예수님을 만난지 50년 혹은 60년이 되어...
    Date2024.01.11 Views200 file
    Read More
  2. 2024년 1월 7일 주님 공현 대축일 강론

    영광의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 마태 2,1-2 : 동방에서 박사들이 예루살렘에 와서, “유다인들의 임금으로 태어나신 분이 어디 계십니까? 우리는 동방에서 그분의 별을 보고 그분께 경배하러 왔습니다.”라고 하였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가 신앙으로 고백하...
    Date2024.01.04 Views289 file
    Read More
  3. 12월 31일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가정 성화 주간) 강론

    불완전이라는 온전함 성가정이라는 말이 있다. 가톨릭 교우들에게 부담으로 돌아오는 말 가운데 하나이다. 혼인성사를 받고 가톨릭교회 안에서 나름대로 충실하게 신앙생활을 하는 가정은 그들 나름 성가정을 이루고자 하 는 꿈을 꾸고 살아간다. 하지만 현실...
    Date2023.12.26 Views241 file
    Read More
  4. 12월 24일 대림 제4주일 강론

    주님께서 함께 계시니… +찬미 예수님 전례력으론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었지만, 세속력으로는 이제 2023년이 며칠 남지 않았고, 성탄과 함께 곧 2024년이 옵니다. 우리는 의례히 새해가 되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인사합니다. 그럼 여러분들이 생각하...
    Date2023.12.21 Views197 file
    Read More
  5. 12월 17일 대림 제3주일(자선 주일) 강론

    자선 - 그리스도를 증언함 자선은 다른 사람에게,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 선한 마음으로 도움을 주는 행위라고 합니다. 이맘때면 길거리에는 구세군의 자선냄비가 걸리고 사랑의 열매 온도탑이 세워지면서 어려운 이웃들을 생각하자고 합니다. 왜일...
    Date2023.12.13 Views168 file
    Read More
  6. 12월 10일 대림 제2주일(인권 주일·사회 교리 주간) 강론

    불공평한 천국 세상 참 불공평합니다. 누구는 태어나면서부터 금수저 물고 태어나 갖은 호사 다 누리며 떵떵거리며 살다 가는가 하면 어떤 이는 태어날 때부터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 태어나 평생 제대로 한 번 피어 보지도 못하고 져버리는 삶도 있습니다. 초...
    Date2023.12.07 Views146 file
    Read More
  7. 11월 26일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 강론

    ‘참왕이신 그리스도!’ “사람의 아들이 영광에 싸여 모든 천사와 함께 오면, 자기의 영광스러운 옥좌에 앉아 모든 민족들을 가를 것이다.”(마태 25,31.32) 오늘은 모두의 구원을 위해 이 세상에 오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온 누리의 왕(임금) 이심을 기...
    Date2023.11.23 Views214 file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26 Next
/ 26
CLOSE